카테고리 없음

청소년기 다이어트, 키 안큰다

푸른들 2007. 9. 24. 09:57
청소년기 다이어트, 키 안큰다
파이낸셜뉴스 | 기사입력 2007-09-24 08:51 기사원문보기
 
한창 몸이 자랄 청소년들이 ‘다이어트 열풍’에 휩싸였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12∼18세 청소년 10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는 청소년의 비율은 1998년에 34.4%, 2001년 36.7%에 이어 2005년에는 43.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높은 청소년들의 체중조절 시도율은 더 높았다. 2005년 조사에서 15∼18세 청소년들은 거의 두 명중 한 명(48.7%)이 체중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마른 몸을 부추기는 사회풍조와 외모에 민감해지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의 특징이 어우러져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청소년들은 다이어트를 하는 주된 이유로 2001년과 2005년의 조사에서 모두 ‘균형 있는 외모’를 꼽았고, ‘현재의 건강문제’로 인해 체중을 조절한다는 청소년의 비율은 낮았다. 그러나 ‘향후 건강 향상’을 위해 체중조절을 한다는 답변이 크게 증가해 2003년 이후 우리 사회에 몰아친 웰빙 열풍이 청소년들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체중조절 방법은 운동(71.3%)과 식사조절(식사량 줄이기, 식단조절, 혹은 단식)(59.8%)이었다. 활동량이 많은 편인 남자 청소년은 운동으로 체중조절을 하는 비율(78.5%)이 식사조절을 통한 체중조절 비율(52.7%)보다 높았던 반면, 여자 청소년은 운동(65.6%)과 식사조절(65.3%)의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청소년기 다이어트 건강에 ‘독’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며 성인이 되어가는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뼈, 근육, 신경 등의 신체조직들이 자라나기 위해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대한소아과학회 서정완 전문위원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영양섭취가 부족해지면 신체 성장발달이 늦어지고 면역력 약화, 지구력 감소, 정서 불안정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청소년기는 뼈에 칼슘이 축적되는 시기이므로 이때 영양 섭취를 골고루 하지 못하게 되면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골다공증이 더 빨리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다이어트를 하는 청소년들 가운데는 거식증과 폭식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음식을 거부하는 증상인 거식증은 대부분 우울증을 동반하며 영양결핍을 가져와 부종이 나타나고 저혈압, 혹은 심장마비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폭식증은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섭취하는 증상으로 우울증과 불안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대체로 분노와 불안, 외로움 등으로 인해 폭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더 위험한 것은 체중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여 폭식 후에 억지로 구토를 해서 음식을 뱉어내거나, 설사약, 이뇨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다. 과식과 구토를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습관적인 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설사약과 이뇨제를 많이 사용하면 심각한 신장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간질환도 잘못된 다이어트에 따라올 수 있다. 간은 탄수화물, 단백질과 같은 다른 영양소를 지방으로 바꾸어 간에 축적하는 역할을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지방섭취를 줄이면 간은 지방 생성을 늘린다. 이때 갑자기 너무 많은 지방이 축적되면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이 때 간 기능 저하와 무력감, 피곤함을 느끼게 되며 결과적으로 학업에까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지방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담즙이 장으로 충분히 배출되지 않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담즙이 딱딱하게 굳어지게 돼 담석증이 생기기도 한다. 담석증은 소화장애와 더부룩함, 구토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청소년들은 이런 증상을 의자에 오래 앉아있거나 스트레스 때문에 오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높다.

■특히 여학생은 다이어트 금물

여학생들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여성들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성선 자극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정상적으로 생리를 하게 하는 체지방율(22%)을 충족시키지 못해 무월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월경이 오래되면 배란이 되지 않고 이로 인해 불임이 생길 수 있으며, 여성호르몬 감소로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청소년기에는 비만이 아니라면 굳이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고, 신체의 장기와 조직이 어느 정도 튼튼해지는 성인기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

만약 비만 때문에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면,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기임을 유념해서 다이어트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먼저 다이어트를 단순히 살 빼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되고,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을 살펴서 무슨 영양이 부족하고 넘치는지 살펴서 영양의 균형을 맞추도록 한다. 또, 지방과 설탕이 많은 음료수, 과자, 패스트푸드 등은 절대 멀리하고, 한식 위주의 식사로 짜지 않게 먹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뼈 건강을 위해 저지방우유나 유제품을 하루 400ml 정도 먹는 것이 좋으며 간식은 하루 두 번 정도 과일이나 요구르트, 약간의 견과류, 채소류로 대체한다.

적절한 운동도 꼭 필요하다. 하루 10분씩 세 번 정도 계단 오르내리기나 걷기 등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을 하도록 노력하고, 또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전거 타기, 조깅, 배드민턴, 속보나 줄넘기 같은 운동으로 평소에 꾸준히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지나치게 비만하거나 식습관이 매우 나쁘다면 식사와 운동 기록 일지를 작성해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가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